우리가 음식물을 먹거나 마시면, 섭취된 음식물은 입, 식도, 위, 장으로 구성된 소화관을 따라 내려가며 소화관 벽에 물리적 자극(기계적 자극, mechanical stimulus)을 주게 됩니다. 이로써 발생하는 물리적 감각(mechanosenation)의 신호는 뇌로 전달되어 섭식(ingestion)과 소화계 생리(digestive system physiology)의 다양한 과정을 조절하게 됩니다. 물리적 감각은 이를테면 적절한 물리적 성질을 갖는 음식물을 판별하거나 식욕을 조절하는 데에서부터, 씹고, 침을 흘리고, 음식물을 삼키는 입에서의 생리적 반사, 식도와 위, 장에서의 연동 운동과 여러 조임근의 긴장 및 이완 조절, 소화액 분비, 그리고 대장 끝에서의 배변 등이 적절히 실행되고 조절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소화관에서의 물리적 감각은 지난 100년이 넘게 연구되며 에너지 대사, 체액 균형, 소화관 항상성 등의 공통 분모로 확립되어 왔으며, 최근 물리적 자극을 전기 신호로 직접 변환하는 이온 채널과 이를 발현하는 소화관의 물리 자극 수용기(mechanoreceptor) 세포, 그리고 뇌로 신호가 전달되는 정확한 경로 및 다양한 기능이 일어나는 신경학적 원리가 연구되며 분자 및 세포 수준의 정확도로 이 기본적인 생리적 현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총설 논문에서 저희는 19세기 중반에서부터 가장 최근의 연구 결과까지를 모두 총괄하여, 섭식 시 발생하는 물리적 감각이 섭식과 소화기 생리를 조절하는 과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논의하였습니다. 또한 여러 섭식 및 소화계 질환에 대한 임상적 중요성과, 물리적 감각을 이용한 섭식 및 대사 질환의 치료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하였습니다. 저희 논문은 이온 채널에서부터 수용기 세포, 장뇌축 신경회로, 신경회로 메커니즘에 이르기까지 입/구개, 식도, 위, 장의 각 부위를 논리적으로 빠짐없이, 종합적으로 망라한 최초의 총설 논문이라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으며, 생리학과 신경과학 분야의 학생들과 학자들뿐 아니라 소화계와 대사 질환에 집중하는 임상의들에게도 좋은 참고문헌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신경과학 분야의 정상급 저널인 Nature Reviews Neuroscience에 국내 연구진으로만 구성된 저자들이 논문을 게재한 것은 저희의 논문이 최초의 사례로, 한국 신경과학계의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의의도 찾을 수 있습니다.
Kim, M., Heo, G., Kim, S. -Y. (2022). Neural signaling of gut mechanosensation for the control of ingestion and digestion. Nature Reviews Neuroscience. DOI: 10.1038/s41583-021-00544-7.
이 논문은 저희 연구실의 김민유 학생이 주도하여 오랜 기간의 노력 끝에 완성되었습니다! 김민유 학생은 2020년 4월에는 물리적 포만감의 신경회로 메커니즘을 연구하여 2020년 4월에 Nature지에 논문을 발표하였고,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아 국내외에서 다수의 펠로십과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계속되는 학문적 발전을 응원하며, 축하합니다!!